116화. 상심과 절망
“그때 내가 사매를 그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되는 거였어요. 내가 사매를 오해했어요, 미안해요.”
한참을 침묵한 뒤에야 그는 자그만 목소리로 입을 뗐다.
‘미안하단 말도 할 줄 아네?’
약을 바르고 있던 제완의 손이 살짝 멈칫했고, 조언옥의 사과를 들은 그녀는 도리어 뺨이 살짝 뜨거워졌다.
“상처가 더 벌어져선 안 돼요. 물에 닿지 않게 조심하고, 매일 한 번씩 면포를 갈아주세요…….”
조언옥에게 당부하는 그녀의 말투에는 이미 이전의 그 분노는 사라진 상태였다.
조언옥은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을 위해 세심히 약을 발라주고 있는 이 낭자를 봤다. 그녀의 가늘고도 새하얀 손가락은 살짝 차가웠고, 그런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뜨거운 가슴에 닿을 때면 어쩐지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꼭 중요한 일을 하러 가야만 한다고 해도, 지금 상처가 심각한 상태라는 건 꼭 염두에 두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