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화. 협력
별장에 돌아온 뒤, 제완은 처소에서 다시금 매무새를 다듬었다. 그리고 상쾌한 기분으로 제 노태야에게 인사를 올리기 위해 발걸음을 뗐다.
조언옥이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에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손녀를 보자, 제 노태야는 수염을 어루만지며 놀리듯 말했다.
“보아하니, 네가 고놈에 대한 마음이 완전히 식은 모양이로구나. 고놈이 널 찾으러 직접 온다 한들, 넌 이제 더는 그 아이랑 같이 안 돌아가겠어.”
자리에 앉아 차를 따른 제완은 이미 바둑알 몇 개가 올려져 있는 바둑판을 바라봤다.
“할아버님,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제게 뭐 기분 상하신 일이라도 있는 거예요?”
“그 아이가 다쳤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 네 웃음이 아주 눈에 띄게 늘지 않았느냐?”
노태야가 말했다.
“네, 자업자득인 것이지요.”
제완은 정말로 기분이 좋은 듯 입꼬리를 살며시 올려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