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화. 입성
황제는 당장이라도 눈앞의 이 늙은이를 죽이라고 명을 내리고 싶었으나, 감히 그럴 순 없었다.
그렇다. 감히 할 수 없었다. 제가가 주국에 아직 얼마나 더 많은 세력을 보유하고 있느냐를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제가는 송가나 모용가와는 달랐다. 오랜 세월에 걸쳐 제가는 줄곧 약한 모습을 보이며 진정한 자신들의 실력을 내비치지 않았다. 그러나 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제가가 가진 근간은 그가 무너트리고 싶다고 해서 쉬이 그럴 수 있는 게 절대 아니라는 점이었다.
“제조담(齊祖湛), 네가 짐의 스승이라 하여 짐이 감히 널 어찌 못 할 거라 여기는 것이냐?”
그의 협박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만은 없던 황제는 서슬 퍼런 기세로 제 노태야를 매섭게 노려봤다.
그러나 제 노태야는 변함없이 비굴하지도, 또 자만하지도 않은 태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