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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화. 부자(父子)

371화. 부자(父子)

영조운은 이미 동쪽 궁문을 부수고 들어갔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모용 노장군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은 채 묘연히 사라진 후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영조운이 이렇듯 쉬이 궁문을 돌파해 들어갈 수 있었을 리는 없었다.

모용 귀비는 아버지가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종적을 감출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에, 황궁의 금위군이 영조운에게 패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당장에 시위들을 이끌고 황제의 침전으로 향했다. 현재의 이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슨 일이 있어도 황제와 태후를 곁에 붙잡아 두어야만 했다.

이미 잠에서 깨어나 두 눈을 뜬 채 침상 머리맡에 앉아 있던 황제는, 모용 귀비가 들어오는 걸 보고서도 표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에는 어쩐지 연민이 살짝 서린 것만 같았다.

“태후 마마, 폐하. 한 명은 늙고, 한 명은 병약한 이 두 분을 본래는 놀라게 해드리고 싶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방법이 없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