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화. 변화 (2)
제여는 눈동자를 공손히 내리고는 듣기 좋은 목소리로 답했다.
“조금 전 어머님께 문안 인사를 올리러 갔다가, 그 김에 경이를 만나고 왔어요.”
“전보다 많이 야위었네. 별장에서 고생을 많이 했나 봐. 보는 이 언니가 다 마음이 아파.”
제완은 먼저 다가가 제여의 손을 붙잡으며 미소를 머금고 제여의 얼굴을 쳐다봤다. 자신에 대한 인내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한 번 시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제여는 제완이 손을 잡은 순간 얼굴이 경직됐지만,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았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크게 고생한 것도 없어요. 제가 경솔하게도 잘못을 저지르는 바람에 언니의 명성에 해를 입혔어요. 그 일을 떠올리면, 양심에 가책이 느껴져 밤에 제대로 잠도 오지 않았어요……. 부디 언니가 저를 너무 많이 탓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