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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화. 화등회(花燈會)

124화. 화등회(花燈會)

제여는 총명한 아이라서, 이전의 방자하던 모습은 완전히 싹 다 뜯어고쳤다. 속으로는 아무리 육 씨에게 불복하고, 증오를 품었다고 해도, 그런 감정을 전혀 티 내지 않았다. 육 씨에게 지극한 효심을 보이며 공경할 뿐 아니라, 제완에게도 최대한 몸을 숙이며 더는 말대꾸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여가 이렇게 매일 문안 인사를 올려도, 육 씨는 이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육 씨는 자신과 연 이낭이 물과 기름 같은 사이였다는 이유로 그 분노를 그녀의 자식들에게까지 쏟는 사람은 아니었다. 제여와 제경이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육 씨는 이 두 사람을 다른 서자, 서녀들과 똑같이 대하며 냉대하지 않으려 했다.

“여기서 더 할 일이 없으니, 우선은 돌아가거라. 혼례가 이제 반년도 남지 않았으니, 바느질방에 너의 혼례복을 준비하라 분부해 놓은 참이다. 시간에 쫓겨 총망히 할 수는 없는 법이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