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화. 너희 지금 많이 심심한 거지?
제완은 화원의 다른 한쪽에 있는 정자에 도착했다. 이내 눈에는 익지만, 목소리는 누군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제각각 난연(爛然)한 미모를 지닌 젊은 낭자들 한 무리를 볼 수 있었다. 그녀들은 삼삼오오 모여 연못 가득 핀 연꽃과 비단 붕어들을 보며 까르르 웃고 있었다.
저들은 모두 장래 경도의 귀인과 부인이 될 사람들이었다. 제완도 전생에서 적지 않게 인사를 나눈 적이 있었지만, 당시 그녀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했었다. 그녀들이 어엿한 제가의 적녀라는 신분으로도 굴욕적으로 첩실이 된 제가 대고낭을 아주 우습게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람들과 인사할 마음은 딱히 없던 그녀의 눈은 이리저리 돌리며 엽자약만을 찾고 있었다.
“어머, 고낭, 저분 혹시 양 낭자 아니세요?”
그녀의 뒤에 있던 백훼는 깜짝 놀라며 멀지 않은 곳에 혼자 덩그러니 있는 양군유를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