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화. 사매, 그간 잘 지냈어요? (2)
조언옥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매, 너무 낯선 사람 대하듯 하지 마세요. 앞으로 사매에게 폐를 끼칠 일이 아주 많은데, 이렇게 거리를 두면 이 삼사형이 말을 꺼내기가 퍽 미안할 것 같네요.”
제완은 진작에 스스로 다짐했다. 이번 생에서는 무조건 조언옥과 거리를 유지하겠다고 말이다. 그녀는 장래에 권세가 하늘을 찌를 이 소년에게 밉보이고 싶지도 않거니와, 그와는 그 어떤 관계로도 엮이고 싶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스승님이 그의 어머니라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니 너무 편하게 대하는 건 아무래도 옳지 않을 것 같았다.
사실 조언옥의 속내는 제완의 생각과는 달랐다. 그가 맨 처음 제완이 조 부인에게 접근한 목적이 따로 있다고 오해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녀가 제정광의 지시를 받고 조 부인을 스승으로 섬긴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이제 그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제완이 조 부인에게 접근한 데에는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오로지 순수하게 침구술과 의술이 배우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조언옥에게는 제완을 견제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