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화. 딸을 아주 잘 키웠소
잠시 뒤, 왼쪽 다리를 다쳐 걸음을 걸을 수 없는 제서를 잡일 어멈이 안고 들어왔다. 제정광은 잡역부에게 제서를 태사의에 앉히라 한 뒤 물었다.
“서야, 경이와는 왜 다툰 것이냐? 누가 너에게 이러라 시킨 것이냐?”
“아버님.”
제서는 우물쭈물하며 입을 열었고, 이내 겁에 질린 듯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오늘 선생님께서 제게 글씨를 잘 쓴다 칭찬해주셨습니다. 형님은 글자 쓰기 연습을 해 오지 않아 선생님께 혼이 났고요. 그렇게 수업이 끝난 뒤, 형님이 길을 막고 서서는 제가 형님의 책을 훔쳤다며 제 책을 빼앗으려 했습니다…….”
말을 하던 제서는 제완을 슬쩍 쳐다봤다.
“저는 싫다고 했는데, 형님이 저를 때리려 해서, 그래서, 제가…….”
제서는 제정광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걸 보고는 재빨리 덧붙여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