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4화. 때때론 여인들이 더 무서운 법이지요
“걔가 어찌 정이기와 함께 있었던 것이냐?”
제정광은 의아한 듯 질문을 던졌지만, 이내 이것이 제완이 답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놈이 어디 아직 이 큰형님을 기억하고 있겠느냐?. 남월성에 온 이후 또 귀신같이 어디로 사라졌는진 알 수 없는 일이지.”
“아버지는 혹 셋째 숙부가 앞선 수년 동안 무엇을 하고 계셨는지 아십니까?”
제완이 또다시 질문하자, 제정광은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
“노태야께서도 모르시는 것을, 내가 어찌 알겠느냐!”
‘할아버님께서 왜 모르셨겠어? 그냥 이 첫째 형한테 숨겼을 뿐이겠지.’
제완은 생각했다. 아무래도 제정광과 셋째 숙부는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은 듯했다.
“난 서재에 가겠다!”
성이를 유모에게 넘긴 뒤 제정광은 자리에서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