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화. 제완의 물음
“혹 이미 마음에 둔 분이 있는 거예요?”
양군유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예…….”
“어느 댁 공자입니까?”
육 씨가 다급히 물었다.
“저와 그분은…… 아마도 인연이 없는 듯합니다.”
양군유는 상심한 목소리로 답했다.
육 씨는 그녀의 대답이 영 의심스러웠다. 양군유가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은 분명 경도에 있을 것이 아닌가? 만약 상대가 계남에 있었다면, 굳이 경도에 올 이유는 없었을 것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경도에 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다른 사내랑 벌써 서로 안면을 텄던 것일까?
“아무래도 저에 관한 일은 여기까지 얘기하는 것이 좋을 듯하네요. 제 부인, 저의 일에만 이리 온 신경을 쓰실 수는 없지 않으십니까. 완 낭자에 관한 일로도 걱정이 많지 않으시겠어요?”
양군유가 웃으며 물었다. 마음이 여전히 안 좋긴 했지만, 그래도 그분과 정말로 인연이 없을 리는 없었다. 어찌 됐든 간에 그를 차지하기 위해 한 번쯤 시도는 해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