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7화. 의심
호부상서는 차마 분노를 누르지 못해 황제에게 상소를 올렸다. 그 상소에는 조가의 사람이 평민의 딸을 강제로 데려갔고, 난폭하고도 흉포한 짓을 일삼고 다니는 것을 조병덕이 용인해 줬다고 썼다. 또 조가가 천자를 구한 공을 앞세워 법도조차 안중에 두지 않고 있다고 적나라하게 비방했다.
고작 조언봉이 상대방을 때린 사건 하나가 끝내는 조가 부자가 황제의 총애를 믿고 오만방자함을 떤 일로 비화했다. 그들을 향한 황제의 신임을 저버린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전이었다면 조병덕은 호부상서가 황제의 앞에서 자신에 대해 어떤 말을 하든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을 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모용가의 반란을 이제 막 잠재웠고, 조가와 제가는 이번 황궁 사변에서 세운 공이 가장 컸다. 겉으로는 그가 무엇도 걱정할 게 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