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화. 반격 당하다
화장을 지운 제완은 간식으로 간단히 배를 채웠고, 백훼와 다른 시녀들에게 모두 물러가라 명했다.
은 어멈도 그녀와 함께 왔지만, 지금 그녀는 조 부인을 도와 여자 손님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제완 혼자 남게 된 신혼방에는 두 개의 화촉이 환히 켜져 있었다. 그 불들은 붙여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빛이 깜빡이기 시작했고, 이는 제완의 눈엔 두 개의 찬란한 별과도 같아 보였다.
제완은 내의만 입은 채로 침상 위에 앉아, 경사스러운 붉은색들로 가득 찬 방을 찬찬히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잠시 뒤 조언옥이 돌아올 거라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그녀의 두 뺨은 아주 빨갛게 물들었다. 이내 그녀는 손을 뻗어 원앙침(鴛鴦枕) 아래에서 남색으로 된 서책을 꺼냈다.
그녀에게는 이런 책이 총 두 권 있었다. 한 권은 남월을 떠나기 전날 밤, 어머니가 그녀에게 건네준 것으로, 당시 육 씨는 그녀를 마주 본 채 그녀에게 여러 경험을 전수해 주었다. 제완이 부부간의 일에 완전히 일자무식인 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민망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어머니가 준 책을 저 깊숙이 숨겨놓았다. 그리고 나머지 한 권은…… 조금 전 꽃가마에 오를 때, 양 왕비가 그녀의 손에 쥐여주며 잘 보라고 당부까지 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