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화. 복상(服喪) (1)
곧이어 백훼가 그릇과 수저를 들고 들어왔고, 조 부인은 조 노부인에게 상석에 앉으시길 청했다.
“어머님, 어떤 것이 드시고 싶으신지요?”
다른 사람들은 서로 바삐 시선을 교환하고는 조용히 다시 식사하기 시작했다.
조 노부인은 찬찬히 식탁 위의 음식들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식탁 위의 음식들이 다 익지 않은 날것들일 뿐 아니라, 죄다 그녀가 싫어하는 것투성이라는 걸 알고는 인상을 썼다. 주방에 일러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새로 준비하라고 할 마음은 전혀 없는 걸까?
조 부인은 육회 조각을 국물에 담가 익히고 있는 제성에게 온 정신을 쏟으며, 조 노부인의 눈짓은 일부러 모른 체했다.
저녁 식사 분위기 또한 더는 이전처럼 활기를 띠지 못했다. 식사하던 도중 이러한 변화를 느낀 조 노부인의 낯빛은 더욱 어두워졌다. 자신은 정말로 이들 사이에서 전혀 불필요한, 짐만 되는 존재라는 생각이 밀려왔다. 그녀는 채소 몇 개를 집어먹은 후, 젓가락을 내팽개치듯 내려놓았다. 그리고 배가 부르다고 말한 뒤 시녀를 데리고 씩씩대며 대청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