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화. 눈치 못 챘어요?
제완은 육 씨의 말에 차마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있었다.
“어머니, 어찌 그런 생각을 하신 거예요?”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왜 백훼를 시켜 조 공자에게 인삼을 가져다주기까지 한 거니? 너는 내가 힘들여 낳은 자식인데, 네가 뭘 생각하는지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네가 영 세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면, 난 네 아버지에게 네 혼사를 서두르지 말자고 권할 수밖엔 없단다. 만약 조 공자가 이번 과거에서 급제한다면, 어쩌면 또 기회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긴 하지만 말이야.”
제완은 조언옥에게 조금도 마음이 없었고, 그의 인연이 누가 될지도 자신과는 일절 관계없는 일이라고 얘기하고자 육 씨의 말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육 씨의 마지막 말을 듣고 난 제완은 입 밖까지 쏟아져 나올 뻔한 이 말을 그대로 삼켜버렸다. 영조운과 정혼을 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그럼…… 그냥 이렇게 오해하게 둘 수도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