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화. 힐문하다
제완은 은 어멈과 백훼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고, 침향은 제완이 나중에 이 두 사람을 긴히 쓸 것이라는 걸 알았다. 어쩌면 자신은 이제 고낭을 따라 자주 외출할 수 없을지도 몰라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는다면, 고낭은 경도로 돌아갈 때 그녀도 함께 데려갈 것이라는 생각도 하였다.
지금 그녀는 그저 한낱 계집종에 불과해서, 가족들을 위해 복수를 한다는 그런 생각은 감히 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러나 경도로 돌아가기만 한다면 자신의 목표와 한 발짝 더 가까워질 것이고, 결국에는 이 한을 풀 날이 있을지도 몰랐다.
한편, 육 씨는 조 부인의 이러한 호의에 감격해 마지않는 동시에 속으로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어머니라고 하는 사람이 몸이 허약하고 집안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여식을 온전히 살피지 못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