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8화. 기대
정원에 들어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짙은 남색에 어두운색 실로 수가 놓인 비단옷을 입고, 정자 안에 서 있는 육황자를 만났다.
“태자 전하.”
제완은 정자에 올라가 이미 주국의 황태자가 된 육황자를 향해 정중히 예를 갖춰 인사를 올렸다.
그러자 육황자의 눈빛엔 다소간 기쁨이 일었다. 그는 제완이 정말로 자신을 만나러 올 거라곤 생각지 않았다.
“조 소부인, 이리 예를 차릴 것 없다. 내 갑작스레 만나자고 청했는데, 부디 불쾌히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이에 제완은 웃으며 물었다.
“태자 전하, 혹 제게 분부하실 것이 있으신지요?”
“몸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제는 나아졌느냐?”
육황자가 물었다.
“이제는 괜찮아졌습니다.”
제완이 답했고, 육황자는 그녀를 지그시 바라봤다.
여전히 처음 만났을 때처럼 맑고도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제완이 남장한 채로 의술을 행하러 다녔던 일이 절로 떠올랐고, 곧 입가에 담담한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