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화. 이생에서의 만남
모레면 연회 참석을 위해 양 왕부로 가야 하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버리고 말았다. 만에 하나라도 이 일로 안원후 쪽에 오해가 생긴다면, 제정광은 당장에 노기가 탱천할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금주성 연회에서 제완과 오영 사이에 있었던 그 유쾌하지 않은 일까지도 다 알려지게 될 테니, 제완은 벌을 면할 수 없게 될 것이고 말이다.
그러나 육 씨가 걱정하는 것과는 달리, 제완은 조금도 이를 마음에 담고 있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영조운과 정혼을 하지 않을 수 있을지만을 고민하고 있던 그녀에게 이 일은 자신의 큰 수고를 덜어준 셈이었다. 그러니 그녀는 오히려 더 잘된 일이라 생각했다.
게다가 그녀는 그렇게 빨리 혼인을 올리고 싶지도 않았다. 따라서 경도에 있는 누구 댁 세자나 공자가 죄다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하지 않게 된다는 건, 그녀에게는 최고로 잘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이후 얼마나 홀가분하고 자유롭게 지낼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