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화. 노태야의 병 (2)
제완은 이 고집불통 어르신을 아직은 떠나보낼 수 없었다.
“이를 기회 삼아 나에게 침을 놓을 생각일랑은 절대 하지 말거라! 난 절대 침을 맞지 않을 것이야!”
노태야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외쳤다.
“침구 치료는 하지 않으셔도 상관없습니다. 그 대신 앞으로는 술 드시지 마세요. 한 입도 안됩니다. 그리고 약을 드셔야 해요. 할아버님은 쓴 약탕 드시는 걸 싫어하시니, 제가 환약을 지어드리겠습니다. 그냥 물이랑 함께 복용하시면 돼요.”
제완이 말하자, 노태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수염을 어루만지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술을 마시지 말라? 그게 대체 무슨 말이더냐! 이는 더 논할 가치가 없는 일이다. 아니 돼!”
“안 돼도 하셔야만 합니다. 할아버님, 만약 이 일을 제가 어머니께 말씀드리면, 어머니는 분명코 태의를 청해서 할아버님의 병을 치료하고 약을 지으시겠죠. 그때가 되면 술을 못 드시는 건 고사하고,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