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화. 불청객
육황자는 온몸이 경직돼서는, 어두운 얼굴로 두 주먹을 꽉 쥔 채 책상 너머에 앉아 한마디도 하지 않는 사내를 쳐다보고 있었다.
“부황!”
한참 뒤에야 그는 쥐어짜듯 말했다. 아마도 결심을 한 모양인 듯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는 황제는 쌓여 있던 상소문 중 아무거나 잡히는 대로 집어 들었다. 그리고 육황자를 향해 내던지는 동시에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것도 듣고 싶지도,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리 짐이 말하지 않았느냐?. 썩 나가거라.”
신가 이고낭은 낯빛이 새하얘져 있었다. 그녀는 여기 서 있기가 너무나도 난처했지만, 황제의 윤허 없이는 절대 나갈 수 없었다.
태자는 여기서 그녀를 만나기 싫었을 게 분명한데, 어쩌면 그녀를 오해할지도 몰랐다.
“부황, 소자, 드려야 할 말씀이 있습니다.”
육황자는 황제의 분노는 무시한 채, 한 발도 물러서지 않으며 이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