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화. 자매의 만남
“잘 되었다. 앉아서 얘기하자꾸나!”
노태야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고, 곧이어 제완이 앞으로 나아가서는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할아버님, 완이도 돌아왔사옵니다. 혹 제가 보고 싶지는 않으셨는지요?”
“하하하!”
노태야가 파안대소했다.
“요 녀석, 내가 널 왜 보고 싶어 했겠느냐? 하루가 멀다고 내 처소에 와서는 이것저것 다 빼앗아 가는데. 네가 돌아오지 않아야 내가 기분이 더 좋지 않겠어?”
“할아버님의 그 말씀은 틀리셨습니다. 제가 할아버님의 좋은 물건을 가져갈 때마다 저 역시도 똑같은 걸 드렸으니, 이는 빼앗아 간 게 아니라 교환을 한 것이지요!”
제완이 고개를 살짝 갸우뚱한 채로 커다란 두 눈망울을 번쩍이며 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감히 엄하디엄한 이 노태야를 상대로 이렇게 말을 할 수가 있는 사람은 제가 전체를 통틀어 오로지 제완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