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화. 사황자부
“제 낭자는 혼처가 정해졌나요?”
오 부인이 재차 물었고, 육 씨가 답했다.
“아직은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우리 딸아이의 성정이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달라 스스로가 원하는 혼처를 찾기가 영 쉽지 않네요.”
오 부인이 다급히 받아쳤다.
“그건 우리 딸과 똑같군요. 혼인이라는 것이 한 번 정해지면 바꾸기가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오? 혹 오 낭자는 정혼을 앞두고 있나요?”
육 씨가 눈썹을 추켜 올리며 미소 띤 얼굴로 오영을 쳐다봤다. 그러나 오영은 차가운 얼굴로 제완을 보고 있었다. 제완에 대한 그녀의 원망은 여전히 유효했다. 지금, 자신을 산간벽지에 처박혀 반년을 아무 데도 못 가고 갇혀 있게 만들었던 장본인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녀는 당장에 달려가 제완의 따귀를 갈겨버리지 못하는 게 한스러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만약 정말 그렇게 한다면, 그 최후는 지난번보다도 더 처참하리란 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