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화. 유산
“제 대인께서 왜?”
양군유가 조급한 듯 물어오자, 제완은 자조적인 차가운 웃음을 웃어 보였다.
“원래 우리 아버지는 저를 시켜 언니에게 축하 선물을 보내려 하셨어요. 그 옥호춘병과 옥패는 우리 아버지가 가장 아끼던 물건이었죠. 우리 어머니가 가지고 싶어 해도 절대 만지지 못하게 했어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아버지 역시……. 만약 아버지의 주변 사람들이 언니에게 축하 선물을 전해서는 안 된다며 말리지만 않았어도, 아마도 아버지는 진작에 사람을 시켜 선물을 보내셨을 거예요.”
“그게 무슨 말이야?”
양군유의 심장은 빠르게 뛰어 대기 시작했다. 그녀는 마치 자신이 이해한 그 뜻이 맞는지를 다시 확인하고 싶은 듯 긴장된 얼굴로 제완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양군유를 보고 있는 제완은 정말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제정광과 양군유는 몇 마디를 나누지도 않았고, 더욱이 무슨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것도 아니었다. 양군유가 그렇게나 제가에 들락날락하는 동안 제정광이 뭐 그녀의 미모를 흠모하긴 했다고 해도, 단 한 번이라도 그녀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