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화. 불효막심한 첩
육 씨는 화를 참느라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도 자신이 제완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듯 악독하게 자신의 면전에 대고 이를 꼬집으니, 죄책감이 밀려와 견디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강인한 척해야만 했다.
“이 역시도 우리 모녀의 일입니다. 완이가 어떤 오해를 받고, 또 아무리 남들이 그 아이의 명성을 헐뜯는다고 해도, 완이는 여전히 제가의 적녀입니다. 그 아인 지금 제 앞에 계신 양 측비님 같은 사람과는 엄연히 다르지요.”
“흥, 뭐 별다를 것 있겠습니까? 다들 첩이 되는 운명인데 말입니다. 태자의 첩이 다른 황자들의 첩보다 뭐 얼마나 더 고귀하답니까?”
양군유는 조롱 섞인 웃음을 웃으며 가뿐한 목소리로 말했다.
육 씨는 부아가 치밀어 손이 다 떨렸다. 만약 양군유가 다른 일로 그녀를 공격했다면, 태연히 이를 이겨낼 수 있었겠지만, 제완이 관계된 일이라 육 씨는 냉정히 대응하기가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