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9화. 중독
제정청은 현재 성 내 동남쪽에 있는 한 저택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다. 이 저택은 본래 용성의 한 돈 많은 상인의 것인데, 동호인이 성을 함락한 뒤, 상인의 일가족이 모두 피난을 떠나 텅텅 비게 된 것이었다.
아직 집주인들은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지만 하인들은 남겨져 있었고, 그들은 군에 징발되어 일하고 있었다.
“전하, 이쪽으로 드시지요.”
장 수비는 아첨용 미소를 지어 보이며 육황자 일행을 뒤쪽에 있는 처소로 안내했다. 육황자의 뒤를 바짝 따르고 있던 제완은 그를 따라 제정청이 치료를 받는 처소에 도착했다.
이내 처소 주위에 병사들이 가득 포진해 있는 걸 발견한 제완은 살짝 당황했다. 눈동자를 들어 홍대산을 바라보니, 그는 심히 불만이라는 듯 아주 매서운 눈으로 그 병사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 병사들은 셋째 숙부의 병사가 아닌 거야! 숙부를 감시하기 위해 있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