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화. 위유 공주
제완은 그녀의 손끝이 향한 곳을 쳐다봤다. 짙은 남색의 장포를 입고 겉에 검정 상의를 덧입은 말쑥한 사내가, 굳은 표정으로 그녀들이 있는 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그자는 그녀들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눈동자가 시종 다른 곳을 주시하고 있었다.
부기우의 시선이 향한 곳은 소박해 보이는 한 마차였다. 그러나 제완은 그 마차가 상등의 단향목으로 만들어진 거라는 걸 한눈에 알아보았다. 게다가 마차의 내부 벽 표면은 상급의 평직물로 덮여 있었다. 일반 사람이 저런 마차를 갖기는 쉽지 않았다.
제완은 오로지 왕부에서 저런 마차를 한 차례 본 적 있었다. 그러나 마차에 왕부의 명패가 달리지 않은 거로 보아선, 그곳의 마차는 아닐 듯했다.
‘마차 안에 있는 건 누구지?’
“부 공자, 안녕하셨어요?”
마차 끌채 바로 옆에 제완과 함께 서 있던 백훼는 부기우가 그들을 그대로 지나치려 하자 못 참고 먼저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