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화. 첫 진찰
다음날, 제완은 은 어멈의 놀라운 실력 덕분에 평범한 생김새의 어린 시녀로 변신할 수 있었다.
노태야가 두 사람에게 일을 시키셨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문지기 어멈은, 뒷문으로 나가는 그들에게 감히 더 질문하지는 못한 채, 몇 차례 둘을 살펴본 뒤 곧바로 문을 열어 주었다.
그러나 속으로는 노태야가 항상 녹지에게 바깥 일을 시키셨는데, 어찌 오늘은 얼굴도 낯선 어린 시녀와 대고낭의 사람을 보내시는 건지에 대해 연신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노태야의 처소에 있는 사람들을 그녀가 전부 다 꿰고 있는 것도 아니기는 했다. 게다가 대고낭은 자주 노태야의 처소에 가 시간을 보내시니, 은 어멈과 노태야 처소의 시녀가 함께 나가 일을 보는 것도 뭐 별 큰일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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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문 밖에는 마차 한 대가 서 있었고, 그 마차의 마부는 노태야가 보낸 석해라는 사람이었다. 이자는 이전에 노태야의 사동이었던 자로, 지금까지도 줄곧 노태야를 따르고 있었다. 순박하고 말주변이 없어 그다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