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마지막의 마지막에 우는 자 (上)
3년이라는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 제여는 영조운에게 시집갔다. 제완의 병은 끝내 호전됐지만, 그녀는 자신이 바라던 혼례를 치를 수 없게 됐다.
영조운에게 시집가 어머니를 죽인 양군유에게 복수할 힘을 얻으려던 그녀는, 복수를 시작하기도 전에 양군유의 모함에 당했다. 그러니 어찌 달갑게 이를 받아들일 수 있었겠는가. 영조운의 정실이 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제여가 너무 득의양양하게 구는 꼴은 볼 수 없었다.
* * *
영조운은 제여와 혼례를 치르고 두 달이 지난 뒤, 제여와 함께 제가에 찾아갔다. 그리고 뒤뜰에 있는 호숫가 정자에 일부러 나와 있던 제완을 만나게 됐다.
그는 지금껏 이런 여인을 만나본 적이 없었다.
한창때의 꽃과도 같은 아름다움을 지닌 이 미모와 새카만 머리카락, 창백하고도 차가운 눈동자, 금을 켜는 저 여리고도 가느다란 손가락, 그리고 장미꽃이 만개해 있는 기나긴 옷소매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