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화. 협력
동궁 전체가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기와에 쌓인 눈조차도 다른 곳에 비해 차갑게 느껴졌다.
태안제가 태자의 침소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왕 선생이 태자에게 침을 놓고 물러가려던 참이었다.
“황상을 뵙습니다.”
왕 선생, 아니 명심진인을 마주한 태안제의 얼굴은 온화했다.
“왕 선생은 짐을 봐도 예의를 갖출 것 없소. 환자를 돌보는 게 우선이니 말이오. 며칠째 수고가 많네.”
“황상의 근심을 덜 수 있다면 소인의 영광입니다.”
태안제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능력도 뛰어난 이가 말도 곱게 할 줄 아니, 이런 사람을 누가 싫어하겠는가?
태안제는 태자의 몸 상태가 어떤지 물은 뒤, 명심진인이 나가자 태자를 향해 돌아섰다.
“부황…….”
태자비의 일은 잘 숨기고 지나갔다고 생각하던 태자도 태안제 앞에서는 왠지 마음이 켕겨서 안절부절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