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화. 기인
“아마 곧 부황께서 우리를 부르실 거예요.”
임유의 복잡한 심경이 말투에 드러났다.
“그 비밀을 안 것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니니, 부황께서 그 일로 우리를 괴롭히시지는 않을 거예요.”
임유는 기삭의 팔에 기대어 생각에 잠겼다가 망설이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아삭, 한 가지 결정 못 한 일이 있어요.”
“무슨 일인데요?”
“전생에 도성에서 도망치던 길에 희한한 일을 목격한 적이 있어요. 한 아기가 친아버지에 의해 강에 던져졌다가 지나가는 사람 손에 구조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 아기의 한쪽 손 손가락이 여섯 개였어요. 아기 아버지가 다시 아기를 물에 빠뜨리려 하자 구경꾼들도 제지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그때 한 기인이 나서서 필요 없는 손가락 하나는 제거할 수 있다고 했어요…….”
“유아, 당신 생각은…….”
“추격을 피해 발길을 서두르던 중이라, 아기 가족이 결국 그 사람에게 아기의 필요 없는 손가락 하나를 없애 달라고 부탁하는 것까지만 봤어요. 그 후 어떻게 됐는지, 성공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