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화. 출가
잠시 후 임선이 와서 두 사람에게 인사를 올렸다.
“오늘 진 학사가 상서부 한씨 집안의 부탁을 받고 너에게 혼담을 넣었다.”
노부인은 손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늘 부드럽던 임선의 표정이 굳어졌고, 반짝이는 눈은 너무 놀라 평소보다 커졌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한씨 가문에서…… 혼담을요?”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언제라도 바람에 흩어질 솜털처럼 작았다.
노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 집 손자 한보성과 너를 혼인시키자고 하더구나. 그래서 먼저 네 뜻을 묻는 것이다.”
선아가 파혼을 한 것을 알면서도 다시 혼담을 넣은 것으로 한씨 가문은 이미 충분히 마음을 보였다. 그래서 노부인은 사실 이번 혼사가 이뤄지길 원했다.
“저는…….”
임선은 입을 열려고 하다가 목이 메어 허겁지겁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