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화. 구세주
“말해 봐, 너는 누구냐? 그리고 왜 변장했지?”
기삭은 잠시 뜸을 들이고 다시 물었다.
“왜 하필 그의 모습으로 변장한 거냐?”
“저는…….”
협박을 이겨 내지 못하고 입을 열었지만 남자는 말을 잇지 못했다.
임유는 머릿속에 번뜩 스치는 것이 있었다.
“알았어요!”
남자가 그녀를 바라봤다.
“저자가 그자의 모습으로 변장한 건 사람들이 그곳에 오랜 이웃이 아닌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는 거겠죠. 옥류 공주를 죽인 범인이 그 집에 숨어 있는 걸 숨기기 위해서요!”
남자는 임유의 정확한 추리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금린위는 줄곧 금수가를 폭파하려던 자들을 감시하다가 도망친 진목을 쫓아 그 골목까지 추격해 온 적이 있었다. 만약 갑자기 낯선 얼굴이 나타난 것을 보게 된다면 이웃들이 금린위에 알릴 위험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