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화. 서신 넘기기
사방이 고요해진 깊은 밤, 임유는 침상에 기대어 앉아 등불에 의지하여 서신을 다시 읽다가 빙긋 웃었다.
역시 지금 움직이길 잘했다. 진운천은 스승님을 속이기 위해 서신에 노골적으로 옛 주인 평락제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스승님의 행적을 찾아내지 못한 것이 틀림없었다.
이번에 서신을 도둑맞은 일로 스승님은 경계심을 가지고 한동안 진운천과의 연락을 끊을 것이다.
단 한 가지 걱정되는 일은 신중한 스승님이 혹시 자신에게 혐의를 두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해도 그녀는 후회하지 않을 테니.
이제 해야 할 일은 이 서신들이 황제의 손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었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적어도 장군부가 휘말려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임유는 금린위 지휘사 정무명(程茂明)의 손을 빌릴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