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화. 속임수
양철은 쟁반에 놓인 백옥 술잔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천천히 손을 뻗어 잔을 손에 쥐었다.
정무명과 심 상서는 그의 움직임에 숨을 죽이고 있었지만 태안제는 태연한 표정과 싸늘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양철은 술잔을 움켜쥐고 눈을 들어 태안제와 시선을 마주쳤다.
“소신이 죽어 결백을 증명할 수 있다면 바라 마지않는 바입니다. 다만 나라를 위해 배운 바를 펼치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입니다.”
말을 마친 그의 입가에 쓴웃음이 스쳐 지나가더니 술잔을 입술에 대고 단숨에 들이켰다.
술잔이 땅에 떨어지자 쨍그랑 소리가 났다.
양철은 무릎을 꿇고 앉았고, 창백한 얼굴에는 어쩔 수 없이 긴장이 떠올랐다.
태안제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짐은 양 수찬이 두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양철의 호흡은 다소 거칠어졌다. 조금 힘든 듯 입술에 걸린 쓴웃음이 더욱 짙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