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화. 분풀이
“장군부에서 회신이 왔는데…….”
정왕비가 말을 길게 끌었다.
기삭은 점점 확신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결과가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아무리 냉철한 그라고 해도 안심할 수 없었다.
“장군부의 뜻은…….”
기삭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정왕비는 입가에 웃음을 띠었다.
“당연히 승낙했다.”
기삭의 두 눈에선 기쁨이 불꽃놀이 하듯 피어났다.
“감사합니다!”
정왕비가 그를 흘겨봤다.
“네 나이도 어리지 않으니 좀 더 진중하게 굴어야지. 남들이 보면 웃겠다.”
바보 같은 녀석……. 정말 화가 나 죽겠다.
그러나 기삭의 올라간 입꼬리는 내려오지 않았다.
“소자 명심하겠습니다.”
정왕비는 문을 가리켰다.
“돌아가거라.”
저 모습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심란했다.
“그럼 소자 이만 물러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