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화. 만만치 않은 세자
“넌 할 수 있다.”
회색 옷은 눈앞의 열대여섯 살 된 소년을 보며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이 소년이 확실히 해냈다.
그의 비도는 태자의 살갗을 찢고 칼날에 태자의 피를 묻힐 것이다.
다만 안타깝게도 그 정도로는 태자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없다.
하지만 비도에 이런 맹독이 발라져 있다면 상황이 달랐다. 운이 좋으면 급소를 찔러 목숨을 빼앗을 수 있고, 운이 나빠 살갗에 상처만 생긴다고 해도 태자는 큰 고생을 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죠? 그쪽이 말한 것처럼 그자에겐 수많은 호위가 따라붙는데요.”
회색 옷은 잠시 침묵하더니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실패한다고 해도 내가 있다. 나도 너처럼 물러설 생각이 없다. 살아남고 싶은 생각도 없고.”
이 순간 소풍은 의심을 지웠다.
그는 상대의 말이 사실이라고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