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화. 함정
평왕은 더 자세히 보려고 자기도 모르게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장 통령이 깜짝 놀라며 허겁지겁 말했다.
“황상, 조심하셔야 합니다. 너무 가까이 가시면 안 됩니다.”
평왕은 자기 목숨을 아끼는 사람이라 장 통령의 말을 듣자마자 다시 몇 걸음 물러섰다. 그때 태안제의 입술이 달싹거리는 것이 보였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유천이 태안제를 대신해서 말했다.
“황상께서는 당신들이 언제 결탁했느냐고 물으셨소.”
“쯧쯧, 이젠 말도 제대로 못 하는구나.”
태안제의 쇠약한 모습을 확인한 평왕은 한밤중에 황궁에 잠입할 때의 긴장감이 사라지고, 그 대신 숙원을 이뤘다는 통쾌함만 남았다.
“결탁이라니? 짐은 뭇사람의 기대에 호응했을 뿐이다! 원래 내 자리였던 용좌를 네가 찬탈했으니, 마땅한 후계자가 없으면 나에게 돌려주거나 내 아들들을 먼저 고려했어야지. 어찌 종친이라고 아무에게나 제위를 넘기려고 했느냐? 내가 너와 같은 모후를 둔 친형이라는 것을 잊었느냐? 이기적인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