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화. 자리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가자 구경꾼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은 다시 집 안마당으로 쏠렸다.
골목 밖 길가에는 마차 한 대가 조용히 서 있었다. 보주는 구완을 바로 마차 안으로 들여보냈다.
휘장을 내리자 마차 안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구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창백한 얼굴로 마차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구 이소저.”
온화하고 담담한 목소리에 구완이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마차 안에 있던 소녀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임 이소저?”
임유는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 맞아요.”
“어떻게……?”
구완은 무의식적으로 임유 쪽으로 다가가며 믿지 못하겠다는 듯 물었다.
“임 이소저가 어떻게 여기 있는 거죠?”
임유가 눈길을 살짝 돌리며 미소 지은 채 말했다.
“이건 내 마차인걸요.”
“그건 알아요. 제 말은…… 그러니까 제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