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화. 우연
눈 깜짝할 사이 관병들이 사람들을 데리고 갔지만 구경하던 사람들은 한데 모여 흥분해서 떠들고 있었다.
“세상에 이럴 줄이야……. 평가후세자께서는 남자를 좋아하시는 거야?”
“어쩐지 저 책방에 꿀단지를 숨겨 놓은 것처럼 드나드시더라고. 난 평가후세자가 책을 엄청 좋아하시나 보다 했지.”
누군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평가후세자가 정말 책을 좋아했다면 오늘 같은 날 책방에 있었겠어? 급제 후 행차하는 서생들 중에 있었겠지.”
그 말에 다들 동감하며 키득거렸다.
“옆집 왕 씨가 행차 구경 간다고 나한테 자랑하더니. 헤헷! 이런 구경거리를 놓쳤으니, 반응이 어떨까?”
“그러게 말이야. 말 타고 행차하는 서생들이 엉덩이를 드러내고 이리저리 뛰는 사내들만큼 재밌을 리 없지!”
다들 맞장구를 쳤다.
그들은 자기들만 빼놓고 장원급제자 행차를 구경하러 간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라도 방금 본 걸 자랑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