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화. 수색
임유와 기삭이 정무명을 찾았을 무렵, 형부상서는 수하로부터 받은 초상화를 들고 황급히 입궁하여 태안제에게 조사 상황을 보고했다.
“진범의 얼굴을 알아냈단 말이냐?”
태안제는 이 소식을 듣고 티를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심 상서는 두 손으로 두루마리를 받쳐 올렸다.
“황상께서 한번 살펴보십시오.”
유천은 두루마리를 받은 다음 태안제 앞에 와서 천천히 펼쳤다.
태안제는 그림 속 인물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이 그림은 어떻게 얻은 것이냐?”
“황상께 아뢰옵니다. 형부의 주사 하나가 사건이 일어난 찻집의 점원을 심문하다가 범인을 보았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리고 정왕세자가 점원의 묘사를 듣고 이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물론 심 상서는 공을 독차지하고 싶었지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화가 된다는 이치를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