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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가는 길에

43화. 가는 길에

한편 멀지 않은 곳에서는 경림연(*瓊林宴: 천자가 과거급제자를 위해 베푸는 연회)에 참석했던 서생들이 임유를 보고 쑥덕거리고 있었다.

“저 아가씨는 참으로 매정하군. 거지가 저렇게 한참을 애원하는데 한 푼도 주지 않으니 말이네.”

“그러게 말이야. 돈이 넉넉하지 않으면 찐빵 같은 음식이라도 줄 수 있잖아?”

그러다가 임유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들 중 하나가 작은 탄성을 흘렸다.

“인제 보니 지난번 그 소저 아닌가?”

“지난번 언제?”

“아 왜, 그 찻집에 갔던 날 말일세. 하마터면 화분에 맞을 뻔했던 그 소저.”

“정말 자네 말이 맞군.”

“그때는 참 마음이 선량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소녀가 가까워지자 너 나 할 것 없이 입을 다물었다. 등불에 비친 임유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누군가는 긴장하고, 누군가는 괜한 기대감에 물들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실망감에 쳐다보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