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화. 수배
다음 날 기명이 다시 태안제 앞으로 끌려왔다.
“생각해 보았느냐?”
기명은 태안제를 차분히 바라봤다.
“조카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를 만나고 싶다는 것이냐?”
기명의 갑작스러운 요구에도 태안제는 화를 내지 않고 기뻐했다.
요구하는 것보다 두려운 것은 입을 다물어 버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조카는 기삭을 보고 싶습니다.”
기명의 표정은 평온했지만 여전히 그 속을 알 수 없었다.
“나의 사촌 동생 말입니다.”
태안제는 어리둥절하여 하마터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기삭을 만나고 싶다고?”
기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는 왜 만나려는 것이냐?”
태안제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가 기억하기로 기명이 양철의 신분으로 행동할 때도 기삭과는 그다지 교집합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