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화. 진상
유 포두는 사건 해결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들은 이야기만으로도 나름의 판단을 내린 것이었다.
“그자가 한마디도 안 했다는 건 당 소저와 무녕후부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그자는 당 소저를 해치려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당미는 자신의 얼굴을 슬쩍 보는 유 포두의 눈길에 다시 한바탕 대성통곡을 했다.
유 포두는 어색한 침묵을 지키다가 후부인에게 물었다.
“혹시라도 당 소저께서 실수로 다른 여인의 얼굴을 훼손한 적이 있습니까?”
“그럴 리 있는가?”
무녕후부인이 별생각 없이 부인했다.
대갓집 규수가 남의 얼굴을 망친다면 자신의 평판에도 좋을 리가 없었다.
유 포두는 난감한 표정이 되었다.
“정말 그런 일이 없었다면 그자의 신분을 알아낼 실마리가 없습니다. 일단 산을 수색해서 그자를 잡아내는 수밖에 없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