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화. 꿈
“일 년 전 황실에서 의원을 구하는 방을 붙였을 때, 그분이 방을 떼고 궁에 들어가는 것을 봤어요.”
임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목에 비수가 겨눠졌다.
“그걸 어떻게?”
두청이 이를 악물고 물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도 서리가 내린 것 같았다.
임유는 눈을 내리깔고 자기 목에 겨눠진 비수를 봤다. 풍성하고 긴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지만, 입꼬리가 올라가는 건 아까 편히 잡담할 때와 다름없었다.
“나뿐만 아니라 정왕세자도 알아요.”
이 한마디에 두청의 손이 떨리더니 비수가 거두어졌다.
임유가 황실에서 붙인 방을 언급하는 순간, 그가 내린 첫 판단은 그녀가 다시는 이런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소리를 하지 못하게 비수로 그녀의 목을 그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불가능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했다면 이미 준비해 둔 패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