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화. 집
아성의 불편함을 눈치챈 임유와 기삭은 인사를 나눴다.
“저흰 먼저 가 볼게요. 세자께서도 살펴 가세요.”
“두 분은 어디 가시는 중인가요?”
기삭이 태연한 표정으로 물었다.
임유의 표정이 야릇해졌다.
정왕세자는 남의 일에 관심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았는데.
“그저…… 그냥 돌아다닐 생각이에요. 아성 오라버니는 제가 안 가 본 곳도 많이 알거든요.”
기삭이 빙긋 웃었다.
“저도 안 가 본 곳이 많은데…….”
소녀의 놀란 눈빛을 마주하며 그는 다시금 싱긋 웃었다.
“오늘 재미있는 곳을 발견하면 나중에 꼭 얘기해 줘요. 다음에 꼭 가 볼게요.”
그제야 임유의 표정이 평소대로 돌아왔다.
“네.”
난 또, 정왕세자가 따라나서려는 줄 알았지 뭐야.
기삭과 헤어진 임유와 아성은 도성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기 직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