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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꿈

65화. 꿈

임유는 눈을 뜨고 기삭을 다시 바라봤다.

그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순수한 얼굴이었다.

“세자는…… 제가 생각한 것과는 좀 다른 분 같네요.”

기삭이 가볍게 웃었다.

“자주 보지 못했으니까요. 인상이란 건 상대를 잘 알게 되면 변하기 마련이죠.”

“그래서 세자께서는 원래 남이 말해 준 꿈 하나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분인가요?”

임유는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어느새 익숙해진 탓인지 그녀는 마음속으로 이미 기삭을 벗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정왕세자를 위험하고 냉혹한 사람으로 단정 짓고 멀리하기에는 못내 아까웠다.

임유가 가만히 기삭을 응시했다.

짙은 어둠 속에서 소년의 눈에는 작은 별빛만이 반짝였다.

그때 그가 말했다.

“임 이소저는 남이 아니니까요.”

그의 말투는 깃털이 스치듯 가벼웠다. 그리고 서늘했던 가슴 한편을 따뜻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