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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화. 양심

177화. 양심

그림 속 거친 무명옷 차림을 한 남자의 얼굴이 섬섬옥수에 의해 대부분 가려진 채 턱만 노출되었다.

기삭은 임유의 행동을 보면서 문득 그날 좁고 긴 골목길에서 그녀가 손을 들어 자신의 눈 아래를 가렸던 광경이 떠올랐다. 다만 그때 드러난 것은 눈이었고, 지금 드러난 것은 턱이었다.

“유아?”

임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가짜 두청이 갇혀 있는 곳을 떠나면서 기삭에게 설명했다.

“불명확한 윗부분을 가리고 그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려고 한 거예요. 만약 언젠가 만나게 된다면 알아보려고요.”

그 사람은 분명히 평락제 쪽 사람이었다. 역용술에 그렇게 뛰어난 사람이 도성에 숨어 있다면 절대로 계속 쥐 죽은 듯 지내지는 않을 것이었다.

“확실히 위험한 자예요.”

거리는 햇빛으로 찬란했지만, 그 거리를 걷는 기삭의 마음은 어두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