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전 반대예요

29화. 전 반대예요

중매쟁이가 나가자 칸막이로 가려진 옆방에 있던 노부인이 나왔다.

임 씨는 희색이 만면했다.

“어머니, 전…….”

노부인은 임 씨를 흘겨보며 말했다.

“좀 진중하게 굴거라. 선아가 그 집 아니면 시집갈 곳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임 씨는 노부인을 부축해 자리에 앉히며 웃는 얼굴로 해명했다.

“평가후부가 마음에 차서 그런 게 아니라, 먼저 혼담이 들어온 게 좋아서 그렇죠.”

그녀는 이번 일에 두 딸도 휘말려 혼사에 어려움이 생길까 봐 걱정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오늘 뼈대 있는 가문의 혼담이 들어오고 나니 마음이 한결 놓였다.

“너는 이런 일에 영 맹탕이로구나. 우리 가문이 까탈스럽게만 굴지 않으면 선아와 유아의 혼사가 뭐 걱정이겠느냐?”

스무 해 전 그녀와 돌아가신 노장군은 수양아들에게 후사를 맡겨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임씨 가문의 후계자는 선아와 유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