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미행
평락제는 이름을 감추고 숨어 살면서도 늘 제위를 되찾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스승님이 이번에 도성에 온 까닭도 바로 진운천을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다.
스승님과 진운천은 본시 둘도 없이 막역한 친우 사이였다. 하지만 그 난리를 겪고 난 다음 스승님은 파리 날리는 점쟁이 신세가 되었고, 진운천은 태자를 모시는 종2품 태자소사가 되었다.
사실 지난 몇 해 동안 평락제 쪽 사람들이 몰래 움직인 끝에 이미 적지 않은 신하들이 돈이나 권력 때문에 또는 옛 주인에 대한 의리와 정 때문에 남몰래 다른 마음을 품고 있었다.
이렇게 성공한 선례들이 생기자 스승님은 오랜 벗을 자기편으로 돌려세우고자 시도하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스승님은 다른 방법도 준비했다. 설득이 통하지 않으면 기회를 봐 제거할 생각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