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화. 부부의 연
도성은 사람이 많이 사는 만큼 갖가지 추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사람들의 입방아에 진문원의 일이 오르는 일이 드물어졌을 때 임유는 임소화를 타고 집을 나섰다.
소녀는 당나귀를 타고 유유히 다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몇 달이 지났지만 점 보는 노점은 여전히 한산했다. 점쟁이는 눈을 감은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어르신, 점 좀 쳐 주세요.”
꾀꼬리 같은 목소리에 명심진인은 눈을 떴다.
“또 아가씨요?”
임유는 환한 웃음을 지었다.
“어르신, 절 기억하시는 거예요? 정말 기억력 좋으시네요.”
그 옆의 사탕 장수가 입술을 실쭉거렸다.
기억력이 좋긴. 온종일 손님이 몇 명 없으니 손님들을 기억할 수밖에.
“어르신, 점 좀 봐 주세요.”
임유는 걸상에 걸터앉으며 씩 웃었다.
명심진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때 다른 사람에게 보지 않았소?”